아늑한 가을 빛에 온몸 샤워를 하기도 전에 난, 이 낚엽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11월 마지막 날까지도 훌쩍 떠나버린 시간들에 아쉬워 하고 있다.

12월 1일, 샴비를 위해 토요일, 일요일을 집에서 보내고, 몇 시간을 잡고 있으면 끝나게 될 작업을 위해 다시 난지 작업실로 들어갈 차비를 해야 한다. 차비라고 해봐야 식료품 몇 가지를 준비하고 작업이 끝나면 바로 촬영을 하기 위해 친구와 함께 작업실에 들어갈 약속을 한다. 이번 작품은 한달 반정도 시간이 걸렸고, 마감 장비를 바꿔서 들어가는 첫 작업이 될 것이다.

환율 변동은 미술인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직접적으로 지지난 달 부터 지난 달까진 수입품인 마감재 두 종류가 수입되지 않으면서 수량을 확보하지 못해 애를 태워야 했다. 작품 분량 한점을 남겨 놓고, 화방에 몇 번을 전화로 확인해 가며 몇 개월 만에 다량이 들어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급히 사제기를 해야 했는데, 값은 1년 동안 40% 가 올라서 1년정도 사용할 량을 구매해 놓는데 있어서 이만 저만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적당한 시기에 구매하자 생각하고 있었던, 콤프레셔와 에어건의 경우엔 콤프레셔 가격이 25% 올라 있어 10만원 가량을 비싸게 구입 했는데, 내가 구입하고 난 다음날 제품 가격이, 오른 가격에 다시 20만원이 더 올랐다며 배달 기사의 투덜투덜 하는 말을 들으면서, 기뻐 할 수 없는 허무감이 들기도 했다. 수입되는 제품은 그렇다 쳐도, 이미 있던 재고 품 까지 가격을 올려 팔 생각을 하는건 ..., "욕심쟁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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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ON D300 f/5.0 1/8sec 200

서브 카메라로 사용하는 RICOH GX 200 기종이다.

수 개월 전부터 사용을 해온 기종으로, 굳이 이 모델을 택한건 똑딱이 기종들 중 몇 안되는 RAW 파일 기록이 가능하고, 뷰파인더가 촬영의 편이성을 더해 주는 각도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었다. 작품 촬영 용도로 사용하기엔 선예도 부분이 많이 모자라지만, 작업실과 스냅용 자료 사진을 찍을땐 주로 이 카메라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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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들어 내 옆에 가장 오랜 동안 머물렀던 작업이 있다.

작품 제목을 정하지 못해서 올해초 단체전에 한번 내보낸 이후론 작업실 한쪽에 계속 걸어놓고 있던 작업 이었는데, 제목을 따로 정하지 않을 생각으로 놔둬던 것이 아니라, 적적할때 그 그림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곤 했다. 하지만, 그 생각이 집요하지 못해서 항상 주변만 맴돌뿐, 해결해야 할 과제를 계속해서 미루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얼마전, 이 작업에 이름을 정했다.

' everything '

이름을 달아준 뒤 많은 시간을 함께 했던 이 그림에게 뭔가 선물을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옷을 입혀주었다.

성유진_everything

성유진_everything

성유진_everything

액자를 입혀놓은 그림은 크기 뿐만 아니라 무게도 함께 늘어 났지만, 이 액자는 몇 개월 동안 생각하다 맞춰준 거라, 벽에 걸어 놓고 바라 보는 내 마음은 "이제야 이그림에게 해줄 수 있는 걸 다 해줬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적절하게는 내 초상일 수도 있는 그림이다.

 

 

 

 

 

난지 스튜디오 건물 현관앞으로 나가면 주차장 건너편으로 이런 커다란 굴뚝이 보인다. 어설픈 첫눈이 내리던 날, 해가지기 전 공원을 가로지르던 중에 공원 잔듸위로 커다란 그림자를 만들고 있는 굴뚝의 모습이 차갑게 아름답다는 느낌이 들어서 사진을 한장 찍었다. 찍은 사진은 노란 빛을 담고 있어서 포근한 여름 저녁을 연상하게 되지만, 그날 기억으론 바삭바삭한 살어름과 차가운 살바람이 남겨진 날이었다. 감기와 함께...,

집에 있을때도, 작업실에 있을때도 나는 해가 지려고 하는 저녁 하늘을 매일 같이 바라본다. 집 부엌에는 작은 미닫이 창문이 서쪽을 향하고 있어서 노을이 질때면 노란 빛이, 지나치다 못해 황금색 가득 부엌을 물들이는데, 황금빛으로 가득한 부엌에 누워 있으면 스르륵 다가와주는 샴비와 함께 허공을 유영하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은 항상 부족한 것 처럼 그 시간이 그리 오래가지는 않는다. 그래서 더욱 감질맛 나는 맛있는 것으로 남아 있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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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저녁 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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