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한달 정도를 시켜주지 못했다.
날씨도 춥고 해서 내일,내일 하고 미루다 보니 어쩌다 한달이 지나 갔는데, 지난 가을에 털빠짐이 적어서 겨울에 한번에 빠지는게 아닐까 걱정을 했던 것이 몇일 전 부터 털빠짐이 시작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목욕후 구르밍중인 샴비

어제 토요일에는 광흥창역 근처 소굴 이라는 전시장에서 고경원님이 참여하는 단체전이 있어서 샴비와 다녀 왔다. 오랜만에 외출이라 6호선 광흥창역을 나와 언덕위에 보이는 소굴까지 인도를 걸어 가면서 잔득 신이나 있는 꼬리를 흔들며 즐거워 기가 살아 있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도 흐믓 해 졌다.
소굴에서는 기묘(자신과 고양이) 한 이야기 라는 주제로 전시를 하는데, 고양이 그림과 사진이 전시되 있다.
즐거웠던건, 입구를 열고 샴비와 들어서자 좁은 공간에 가득한 고양이를 담은 모습들, 그리고 전시장 구석에 앉아서 입구로 들어서는 샴비를 보곤 호기심을 보이는 고양이들이 인상 깊었다.
샴비는 친구 고양이가 없어서, 고양이들을 만날때마다 어떻게 같이좀 놀아 보라고 주선을 해 보는데, 어제는 맞지는 않았지만 사이좋게 놀수 있는 그런 사이는 아닌듯 했다.
짧은 시간동안 샴비도 전시장에 앉아 돌아다니는 세마리 고양이들을 바라보며 호기심을 보였는데, 자기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으니 자기도 관심을 끊고선 전시장 구석 구석을 탐색했다.
소굴에 전시는 공간이 협소해서 작품이 보일 수 있는 느낌을 담아내기엔 공간에 맞춰야 한다는 강한 힘이 필요한듯 했다. 작업 공간으로는 작은 편이지만, 그런 공간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찾아와 이야기 할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는 것도 참 좋을듯 싶다. 소굴도 개인이 운영하는 공간 같은데, 그런 공간이 홍대근처 카페와 술집에 밀려서 점점 변두리로 밀려나고, 비용때문에 크기도 작아지고 있는게 아쉽다.
작업은 표현해 놓는 과정과 완성이 된 이후 나 자신도 관찰자로 남겨지게 되는 것 같다.




'my cat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샴비의 짧은 외출  (21) 2007.12.25
박스 안에 샴비  (8) 2007.12.20
쭉~쭉 샴비  (6) 2007.12.06
샴비 어릴적  (2) 2007.12.01
위로 보기  (4) 2007.11.25

물에 젖은 옥상 시멘트 바닦은 촉촉 보다는 축축이 어울리지만, 어제 선배오빠가 했던 말이 생각나서 촉촉이라고 적었다.
새벽 6시까지만 해도 옥상에 눈이 좀 쌓여 있었는데, 10시에 일어나보니 옥상에 눈은 다 녹고,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샴비와 함께 외출을 계획한 날이라서 비가 오지 않았으면 했는데, 다행히 비는 그쳤지만 바닦이 젖어서 샴비를 걷게 해도 될지 모르겠다.
몇시간 뒤에나 나갈거니 그때까진 바닦이 다 마를지도 모르겠는데, 그렇지 않으면 함께 나가는게 어려울지도...



길고양이 이야기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고경원님 에 포스팅에서 출근 시간의 사람들에 대한 글을 읽었다.
그러면서 생각한건, 그 수많은 사람들이 지하철과 버스로, 겨울 입김을 내뿜으며 이동을 하는 시간 나는 무얼 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 시간 이라면, 아침 5시에서 9시 사이라고 하면 일찍 움직이는 사람들까지 해서 대부분이 포함될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에 나는 무얼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나도 사람들과 마찮가지로 깨어 있다? 그리고 사람들의 움직임이 일순간 딱~ 줄어들 9시.
내 움직임은 두시간 전쯤 이미 사라져 있다.
이후엔 꿈속에서 움직이는 거라 매일,매일 장소와 시간이 다르다. 꿈속에선 대한민국이 아닌 곳에 있거나, 내가 한국인이 아닌 경우도 있다.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하지 않는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몇 년전에 그 생각에 대해 결론을 내려 보려 했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고, 결과 없는 것에대한 의지만 분명해 졌다.


11시쯤 눈을 뜨고, 학교 선배언니를 만나 저녁을 먹고, 집에서 가까운 고대병원 응급실에 누워 있다는 부산언니 병문안을 갔다가 집에 돌아온게 지금이다.
12시간을 밖에서 있어서 였는지, 방바닦에 눕자마자 졸음이 몰려와 1시간을 자고 일어난게 또 지금이다.
집에 돌아와 한일이 없다는 거다.
아침까지 5시간 정도 남았는데, 그 시간동안 그림에 얼마나 매달려 있을지 모르겠다. 샴비는 지금부터 자기 시작했으니 안아달라는 투정이 없을거고, 난 세수하고, 커피한잔을 마시면 대충 정신이 돌아오겠지!

커피 물을 올렸다. 휴주언니가 선물해준 전기포트를 사용한다.
덕분에 커피 끓이는 시간이 몇분 단축되서 좋다.


'작업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온도, 겨울  (2) 2007.12.24
2007년 12월 18일 작업일지  (0) 2007.12.18
2007년 12월 7일 새벽 작업일지  (5) 2007.12.10
2007년 12월 6일 새벽 작업일지  (16) 2007.12.06
작업일지  (2) 2007.12.05
오랜 시간을 알아왔고, 작업의 생명력에 감동하게 되는 작가다.
사진 작업을 하는 작가로 회화를 다루는 나와는 장르적 차이가 있으면서도 작가정신에 충실한 사진회화를 다루고 있다.
전민수 작가에게는 항상 따라다니는 말이 있다.
"부지런 하다." , "즐거운 사람"
작가를 7년 넘게 봐오면서 인상을 쓰거나 고민 스러운 얼굴은 단 한번도 보지 못했다.
작업실에 쌓인 작품의 숫자 만큼 고민되는 일들도 많을텐데, 전민수 작가는 언제나 유쾌하다.
또, 여성 스럽다.





 

Flowers

전민수 사진展

2007_1219 ▶ 2007_1225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민수_Flowers_Lambda print_101.6×76.2cm_2007



초대일시_2007_1219_수요일_06: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19번지
Tel. 02_734_1333
www.ganaartgallery.com/




남자다움은 타고난 것이라기보다는 사회적으로 교육된 결과물이다. 어쩌면 연약하고 나약한 남성들은 그것을 감추기 위해 힘과 권력, 권위를 드러내며, 겉으로 드러난 모습의 이면에서는 더욱 더 나약해지는 것이 남성의 모습일 것이다.
  이러한 연약함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드러낸다면 남성은 여성보다도 더 부드럽고 아름다운 모습을 가진 존재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부드러움과 아름다운의 상징인 꽃과 남성의 모습을 꼴라쥬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민수_Flowers_Lambda print_101.6×76.2cm_2007


 꽃이 만개하여 그 절정에 이르렀을 때, 이제 꽃은 지는 일만 남는다. 그리고 가장 화려한 지점에서 꽃이 진다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이런 불안감에 인간은 아름다움을 오래간직할 요량으로 절정에 다다른 꽃에게 죽음을 선사하고, 꽃에게 영원의 모습을 부여한다. 바로 꽃을 그대로 말려 버리는 작업이 그것이다.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으면서 그 아름다움이 사라질까하는 죽음의 두려움 보다는 오히려 죽음으로 인해 내 마음속에 영원히 간직되는 아름다운 나의 꽃.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민수_Flowers_Lambda print_101.6×76.2cm_2007


  이 작업은 나의 슬픈 기억으로부터 시작된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모습에서 느껴왔던 기성세대의 권위적인 모습과 속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않고서 끝까지 강한 모습을 유지하려는 자세. 그 자세는 당신(남자)을 외롭게 만들었다. 당신의 그 모습 속에서 닮지 말아야하면서도 닮아 있는 나의 모습을 조금씩 발견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민수_Flowers_Lambda print_101.6×76.2cm_2007


 우리의 남성은 외롭다. 쉽게 눈물을 보여서는 않되고, 집안의 가장이 되어야 하고, 말이 많아도 보기 싫고, 힘과 자존심이 있어야 하고, 언제나 강한 모습을 잃지 않아야 하도록 이 사회는 교육하고 요구하고 있다. 그런 남자들은 싸움을 일으키고 경쟁하고 또 이기고 지고, 그러면서 자신의 슬픔을 감출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들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는 엄마 품에서 혹은, 그들 여자의 무릎에 머리를 묻고 편하게 울고 싶은 욕구가 가득할 것이다.

 결국 이 작업은 남성을 여성처럼 만들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남성의 섹시함을 나타내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강함과 부드러움에서 오는 것이 아님을, 남성도 여성보다 더 아름답고 부드러운 존재임을 드러내고 싶었다. 그래서 남성이 여성보다 더 세상을 환하게 하는 아름다운 존재임을 드러내고 싶었다.
 봉우리진 꽃도 아름답고, 피기 시작한 꽃도 아름답고, 만개한 꽃도 아름답고, 시든 꽃 또한 아름답다. 서로 나타내는 표현과 모습이 다를 뿐, 모두 아름다운 숨을 쉬고 있는 그대들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민수_Flowers_Lambda print_101.6×76.2cm_2007


작업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내 곁에 힘이 되어 준 모든 이들과 같이 있어서 즐거운 이 세상. 먼저 떠나신 부모님과 사랑하는 나의 아내, 그리고 나의 오랜 스승이신 최광호 선생님을 비롯한 모두에게 감사한다.  -- 전민수 작가노트중.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나아트스페이스 2F

전시는 선거날인 19일 부터 25일 까지 인사동 가나아트 스페이스에서 열린다. 가나아트 스페이스를 가끔 평창동에 가나아트센터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가나아트 스페이스는 3호선 안국역에서 인사동으로 들어서면 왼쪽 빵집을 지나 학고재 갤러리 옆에 있는 전시장이다.





'A D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샴비 설사  (6) 2007.12.17
아침옥상 촉촉  (2) 2007.12.15
서울 오픈 아트페어 - SEOUL OPEN ART FAIR  (2) 2007.12.08
블로그에 글을 쓸때 불편한점  (4) 2007.12.07
개인 도메인으로 Gmail을 이용하는 Google Apps  (4) 2007.12.0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