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 마당에서 사용할 난로를 하나 구입했다.
캠프용 모델이지만, 캠프갈 일은 없을 듯 싶고, 밖에 앉아 책을 읽거나 마감 작업을 할때 좀 따뜻하게 있어볼 생각으로...,@.@


난로를 반기는건 나뿐만이 아니였는데,
동네 고양이 수다 가족들이 방풍막 밖에서 난로 열기로 몸을 녹이러 찾아 왔다.


방풍막 안쪽 열기를 느끼고 있는 새끼 고양이.



지난 8월 말경 출산을 했으니, 3개월이 넘어 4개월째 되어가는 새끼들을 아직까지 알뜰살뜰 보살피고 있는 "수다"
혹시 이런 새끼들은 독립시키지 않고, 모두 함께 데리고 살 생각인건 아닌지.

어제 오후엔 비와 우박이 내렸었는데, 저 방석위에 앉아 담옆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비를 몸으로 맞으면서도 피하지 않는 모습이 안스러워서, 저 선반 밑으로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잠자리를 만들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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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암동 작업실은 세번째 겨울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는 밖으로 뚫려있는 건물 외부로 방풍막을 설치해서 외부 찬공기 유입을 막고, 작은 마당엔 작은 난로를 하나 준비해 놓을 생각이다. 어제 저녁 인터넷으로 난로를 찾아 보니, 밖에서 사용할 수 있는 파세코 등유난로가 인기 있는 것 같던데, 모양도 예쁘고 화력도 좋다는 평이 많아서 파세코 난로를 구매할 생각이다.

작업실에 설치한 방풍막으로 외부에선 모기 한마리 들어오기도 어렵지만, 작업실 동네 고양이를 위해, 작업실 마당 안쪽 방풍막 바로 아래로 고양이 선반을 하나 만들어 줬다.


그동안 지붕위로 건내먹던 밥을 담을 타고 이곳 선반으로 내려와 밥을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 놓은건데, 자기들을 위한 거라는 걸 알기라도 하는 건지 밥을 올려 놓자마자 여섯마리 고양이들이 번갈아가며 밥을 먹었다.

작업실 동네에는 내가 "수다쟁이" 줄여서 "수다" 라고 부르는 말많은 고양이가 살고 있는데, 이런 저런 사연으로 주변 사람들로 부터 밥을 챙겨 먹다가 얼마 전부턴 잘 챙겨먹지 못해 살이 빠지고 있는 모습이 눈에 걸려서, 내가 챙겨주기로 맘을 먹었다.
수다는 이번 가을에 세번째 출산을 했는데, 여섯마리를 낳고, 지금은 다섯마리 새끼 고양이와 함께 다니고 있다.


수다는 길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말도 잘 건네고, 따뜻한 손길이나 말을 건내는 사람들에겐 부비부비도 잘하고, 집앞까지 따라다니며 이쁨받는 고양이 인데, 이동네 젊은 사람들은 학생이나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라 날이 추워지면서는 꼬박꼬박 챙겨먹던 밥을 못먹게 되는 날이 많았던 듯 싶다.
나도 작업실에 캔과 사료를 늘 준비해 놓고 있긴 했지만, 항상 길가 몇 곳에 놓여있던 수다 밥그릇엔 누군가 챙겨주던 사료가 넘쳐났고..., 하여간 최근 얼마전 까지는 그랬지만, 출산 후 다섯마리 새끼들과 지붕위를 뛰어 다니고 담을 타고 다니며 우다다~ 거리는 수다 가족들이 좀 성가시게 느껴지기도 했나 보나.
요즘 들어선 작업실 동네 거주하는 사람들이 길에서 이야기하는 소리를 듣자면, 수다를 곱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늘어난건 사실이다.

이런 수다 가족은 요즘 내 작업실 주변에 거주하고 있는데, 낮에는 지붕위에서 뛰어놀고, 밤에는 옆 빈 건물이나 내 작업실 처마 안쪽에 들어가 잠을 잔다. 작업실이 비어 있을땐 작업실 마당과 마루에도 들어오는 것 같긴 한데, 물증은 없고~ ...,





작업실을 방풍막으로 막아 놓긴 했지만, 모기는 못들어와도 고양이는 들어올 수 있다.
수다가족을 위해 선반을 만들면서 그 밑으로 지퍼식 통로를 만들어 놓아서 지들 맘데로 오고갈 수 있도록 해놓았다.
작업실에 들어온 새끼 고양이들이 수돗가에서 물을 찾는 걸 보면, 이 녀석들이 작업실 구조에 대해 익숙한 것 같다.

오래된 한옥건물이긴 하지만, 내가 이곳에 작업실을 옮겨오기 이전, 수다는 아니였겠지만 비어있던 작업실을 을 보러왔던 첫날 작업실 안쪽에 선명하게 남아있던 고양이 발자국이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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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촬영을 하고 나서 작업실 한쪽 구석이 신경 쓰여 사진 한장 담았다.
이곳 작업실로 이사해 온지 2년이 지난 지금,
아니! 29일이면 2년째 되는 지금,
그려진 그림들 만큼이나 벽면에 남은 흔적들이 내가 여기 있었음을 기억해 주는 듯 싶다.
아직 이사할 계획은 없지만, 이곳을 떠나 다른 작업실로 가게 된다면, 이곳은 내 기억을 마지막으로 사라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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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메일을 받았다.
반디가 마지막 전시를 연다는 소식 이었는데, 

대안공간 반디 공간 이전 문제로 고민중이라는 소식은 전해 들었지만, 결과가 있을 거라는 희망적인 소식들도 함께 들려서 어디로 이사가게 될지 좋은 소식이 들려 올 거라 믿고 있었다.
그런데, 문을 닫는다는 안녕~ 안녕~ 전시란다.

대안공간 반디는 부산에 있으면서도 전국 공모를 통해 수많은 작가들이 필요로 하는 전시 공간과 가능성들을 제시해 주었기에, 작업좀 한다 싶으면 반디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나 역시 부산 활동의 초석이 됐던 곳이라, 지금 까지도 부산 하면 생각 나는 곳은 첫번째가 반디다.
하지만, 반디를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내가 미술계에서의 작업 활동을 해왔던 시간 동안,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작업을 그만둬야 했던 동료 작가들이 있었고, 비영리를 추구하며 생겨났던 대안공간들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은 곳이 대부분이다.
오죽 하면 지금은 대안공간이 있는가? 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작업실과 전시장을 넘치던 홍대 등등의 지역들엔 카페와 술집들이 넘쳐 흐른다.
몰려지는 작업실과 갤러리들 뒤로는 카페와 술집 담벼락을 채워가는 그라피티와 낙서만이 유흥의 상업적 거리속에 미술의 흔적을 이야기 하지만, 일회용 휴지처럼 너부러지는 존재감은 예술을 칠하고 술을 칠하고, 구토하고를 반복할 뿐이다.

머무를 곳을 잃어 버리고 있다.
그리고, 찾아갈 수 있는 곳을 잃어 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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