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 새벽 3시
사실 자정 이전 부터 배가 고팠다. 허벅지 부터 어깨까지 철근 콘크리트를 심어 놓은 것같은 몸살 기운이 있어서, 일찍 누워잘까~ 생각을 하다가, 이시간이 됐다.
이틀 전 마감을 시작한 save yourself 50호 한점을 위해 4일을 연속해서, 잠을 잘 수 없었다.
잠을 자면, 이 느낌이 사라질걸 알기 때문에, ... 선이 그어진 이상 마지막 선까진 끝을 지어야 마음에 드는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개를 몇번 떨군다. 샴비는 재워 달라고 무릎에 자리를 잡으려고 한다.

복잡한 생각들 속으로 한없이 파고드는 자기 구속이 무언지 충분히 알고 있다. 토해내고 싶은 불안 때문에 방바닦에 등을 대고 눈을 감아 버리는 행동이 어떤 서늘함 인지, 알고 있다.
지금, 골목길 주택 현관 앞에 의자를 하나 내어 놓고, 아침 부터 저녁까지 의자에 달라 붙어 지나는 사람들을 바라만 보고 있는, 그런 것을 하지 못할 나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복잡하고 싫은 토함을 느껴도 내곁에 늘~ 찰떡찰떡 달라붙어주는 샴비가 있어 안심이다.
그래서, 난 샴비가 내 곁을 떠나게 될 날을 상상하기도 한다.

만약 내곁에 샴비가 아닌 멍이가 있었다면, 멍이와 내가 지금과 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지, 내 머릿속에 자리 잡은 샴비의 감성들 만큼 멍이도 같을지는 잘 모르겠다.

잠에 취했다. 30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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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 몇 권의 책과 웹문서들을 검색하면서 문화와 예술에 대한 의미를 찾아 보았다.
이런 일이라면, 고교시절 부터 대학 수업에까지 숱하게 들어 왔고, 읽어 왔던 스토리지만, 현실에선 배타적이고 괴이하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문화라는 말은 경작이나 재배의 의미에서 교양과 예술 같은 뜻으로 변했다. 총체적인 의미로 문화란 "지식,신앙,예술,도덕,법률,관습 등 인간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획득한 능력이나 습관의 총체" 라고 정의 내리기도 한다.
문화는 개인 보다는 사회적 의미가 크다보니, 집단에 의해서 학습되고 전달되는 것이다.

문화에 대해 생각했던 이유는, 바람노래님 포스팅, 전시 관람 글에 달린 덧글 때문이었다.
그림을 그리건, 조각을 하건 미디어작업을 하건 모든 예술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이야기 할때 일반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특정 부류로 나누기 위해서 라기보다는 적절한 표현이 작업인이냐 비 작업인이냐 하는 의미인데, 비 작업인 이라고 말하는건 대화속에 여러번 이야기 하기엔 그 억양이 강해서 집단적 느낌이 강해 보인다.
일반인은 관람객이자 손님이라고 할수 있다. 작업에, 전시에 꼭 관람객이 필요하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유행처럼 이끌려 다니는 전시 형태에대한 비판이 필요하다면, 관람객이 없는 전시도 가능하고,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반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전시를 관람하는, 또는 관람하지 않는 사람들은 작가들의 작업을, 전시를, 총체적으론 문화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말이다.
덧글에는 아주 솔직한 개인의 느낌들이 담겨 있었다. 몇년 전 충무로 지하철역 벽에 그림을 걸어 놓고 그 공간을 오가는 하루 수천명의 사람들이 보였던 반응들이나 시장 한복판에 그림을 들고 나가 서있었을때 사람들의 반응에 비해서 더 솔직한 표현들 이었다.

"문화는 있는 사람들만 갈 수 있다"
"문화는 돈이드는...,"
"돈이 더 좋다."

이런 표현을 하는 사람들이 좋다. 현실속에서 들려오는 듯한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이야기들,
문화는 인류의 지식과 신념, 행위의 총체라고 하는데,... 사전속에 나온 함축적 의미속에는 사회를 담고 있을뿐 개인을 담아내지는 않고 있다.
깔끔하게 이 갈증을 해소시켜 줄 수 있는 무언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껴 왔지만, 여름철 갈증이 탄산 음료 한,두잔 만으론 시원하게 해소되지 않듯, 사람들의 메세지는 개인적이고 현실적이다. 같은 곳에 있으면서도 내가 있는 현장과 관람객이 있는 현장이 틀린 거다.

또 갈증이 생긴다. 지금 입속에 넣고 싶은건, 침흘리는 사탕 ICE BREA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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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ki Carmi  - 나는 내 작업을 몇몇 원형들을 인간적 긴급성의 징표로 합성하는 무한한 시도로 본다. 그 결과는 하나의 머리가 그의 몸과, 맥락과 정체성으로부터 소거되어 회화적 사건들의 더욱 추상적인 검증을 허용하는 그림의 공간으로 들어선다.
그 머리의 비연계성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지만, 심적 합성물과 일종의 부조리극을 초래하는 인상들의 콜라주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점을 제시한다.
그림들의 회화적 공간은 구상적이거나 관습적인 일루전 공간이 아니라 일종의 표면이다.
이 표면은 왜곡된 형태들의 육화로 작용하거나, 다른 한편으로는 비구체적인 머리들의 실제 육신으로 발생하는 일종의 피토레스크 풍경처럼 작용하는 것이다.

……………………………………………………………………………………………………

번역된 글이라 그런건지, 다시 읽어보니 글이 너무 어렵다.

 소마미술관의 그림의 대면전에서 인상깊었던 작업이 있었다. 오픈식에 힐끗 바라본 이미지는 한달여 전시 기간 내내 그림의 대면전의 대표명사처럼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사진 촬영도 하지 못해서, 그 이미지가 담겨 있을 도록을 구하기 위해 소마미술관에 여러번 문의 한 끝에 전시가 끝나고 나서야 구할 수 있었다.

Grandfather_캔버스에 유화_134.62×99.06cm_2005

Grandfather_캔버스에 유화_134.62×99.06cm_2005


Mom_캔버스에 유화_116.84×86.36cm_2005

Mom_캔버스에 유화_116.84×86.36cm_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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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식 일정은 내일 28일 부터 시작인 SeMA 2008 전시 오픈식이 있었다.
3시에 집을 나서서, 늦은 점심을 먹고(흔히 아점이라고 하는...) 시청으로 가는 103버스에 올랐는데, 동대문 부터 밀리고 있던 길은 시청까지 40분이나 걸려서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빗방울이 떨어지는데, 하늘은 군데군데 파란 구멍이 뻥뻥 뚫려 있어서 내리면 맞아주마~ 하는 총총 걸음으로 시립미술관에 들어 섰다.
오픈식이 열리는 5시를 한시간 정도 남겨두고 도착한거라 미리 전시를 둘러 봤는데, 지난 번 설치때 둘러봤던 분위기와는 많이 틀려 보였다. 역시 작품들은 전시에 걸려 있을때와 그렇지 않을때 보여지는 느낌이 많이 틀리구나 하는걸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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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 내가 들어가 있는 상상의 틈, 괴물 되기 섹션에는 2년전 창동스튜디오 오픈스튜디오때 봤던 김재옥 작가님도 포함되 있는데, 2년전 창동 스튜디오의 김재옥 작가님 작업은 인간의 육체를 세포 덩어리로 담아 내는 것에서 내 모습을 들여다 보고 공감과 자극을 담아 줬었다. 김재옥 작가님의 작업 스케일에 압도 되서, 이번에 참여 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안개처럼 벽을 채우고 있을 공간에 내 작업이 너무 작아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2년전에 창동 스튜디오에선 관람하시던 분들에게 또박또박 뚜력한 어조로 작업 설명을 해 주시던 모습이 아직 잊혀지지 않는다.

괴물 되기 섹션에 참여한 유지현 작가님은 곤충이나 시물을 바라보고 그 느낌에 맞게 머리카락이나 털을 심어서 작업을 하시는데, 그 괴이한 모습이 재미 있다. 요즘 회화의 극사실에선 언듯 유화인가? 그렇다면 정말 잘 그렸군! 할 수 있을 법한 느낌을 사진으로 담아 내면서, 바로 이런 관습적이거나 괴팍한 고정관념 때문에 보이는 것으로 혼란을 만들어 낸다.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끌어내고 그것이 순환하는 환상을 만들어 낸다기 보단, 숨기고 싶은 현실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든다.

...
포스팅을 하면서 갑자기 피곤이 밀려온다. 몇자 더 적을까 말까를, 키보드에 멍~하니 손올리고 있다가 오늘은 바로 자자~ 맘 먹었다.
그래도 이말은 꼭 하고 싶다.
괴물 되기는 작가들의 작업이 괴물이 되기 위한 정의는 아니다. 괴물을 그리고, 그렸기 때문에 걸려있는게 아니라, 괴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걸려 있는 것이다.
손가락, 발가락... 빠진 머리카락을 세아려도 그 수를 넘어서 버릴만큼 들었던말. "어머~ 징그러워~"
사회적 반복에 습득된 자극이 이런 것이고, 그건 귤을 앞에 놓고 침을 삼키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sung yu 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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