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에서 일주일 만에 집으로 나왔다.
친구가 돌봐주던 샴비를 일주일 만에 만난건데, 친구와 함께 생활하던 샴비가 조금 의기소침 해진것 같다는 말에 걱정이 되서, 어제 샴비를 만나자 마자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같이 뒹굴어주고, 놀아주고 했더니, 아침이 되면서 다시 명랑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너무 더운 날씨에 산책도 못하고, 내가 돌아오지 않아서 신경이 쓰였던 건지,...

아침 9시, 누워 자고 있는 내 입속으로 깊게 들어오는 샴비의 썩은내 나는 혀의 감촉에 눈을 떴다.
이런걸 당하는 아침이면 언제가 기분은 좀 찝찝하지만, 변함없는 샴비의 모습에, 웃으면서 샴비에게 고맙다고 부비부비 해준다.

고양이와 동거하며 녀석들의 소심한 애증을 느끼는 순간이, 사람과 동물의 경계를 느낄 수없는 순간이다.
선택의 조건이 충분한 순간, 동물을 배려해 줄 수 있는 여유를 갖지 못한 사람은 그것이 동물이 아닌 사람이라도 같은 것이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또 길을 걷는 순간 순간 사람들이 표현하고, 전해지는 눈빛 속에서,
나는 사람들의 여유가 현실속에 내적 망명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조금 있으면 다시 샴비와 떨어져야 한다.
내가 샴비에게 익숙해진 만큼, 3년여를 함께 생활해온 샴비도 내게 너무 익숙해져 있는 듯 하다. 고양이 스럽다는 대부분의 오해들은 샴비에겐 통하지 않는다.
얼마전, 동네에 살고 계신 한 아저씨는 동네 살고 있는 길고양이를 바라 보시면서,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이 쓰레기 봉투를 찢어 버리는등, 사람에게 피해를 입힌다는 말씀을 하셨다.
밥을 주는 것이 그런 것을 막을 수 있다는 말을 하려는 내게, 아저씨는 "내가 살아온게 70년이에요~" 하는 말로, 반박할 수 있는 다른 말들을 주관적 경험의 절대적 진리를 말씀 하시며 가로막으셨다.
생각해보면, 70년을 살건, 700년을 살건, 직접적인 경험을 해보지 않는 이상, 그것이 충분한 경험적 지식이 될 수는 없는 거다. 29년을 살아오며 미술을 전공한 내가, 10년여 전부터 급속히 발달하기 시작했던 인터넷 세상을 모두 이해하지 못하는 것 처럼 말이다.
사람은 스스로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세상에서 가장 믿지 못할께, 사람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 보다 우선 되는게, 바로 자신 이다.




 

난지 작업실로 가면서 걷게 되는 공원길이다. 보이는 부분의 3배 정도 되는 길을 걷게 되는데, 오늘 처럼 흐린 날을 조금 덜~ 하지만, 햇볕이 쨍쨍한 날이면 뜨거워지는 머리때문에, 힘들어진다.
서울시에서 난지 골프장을 공원으로 개방하고, 버스 운행도 할까? 하고 고민중이라는 뉴스를 봤는데, 찬성표를 몇 장 던지고 싶다. 그것도 좀 빨리 하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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