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새벽 이경 선생님의 애견에 대한 포스팅에 짠~해져서, 반성하는 내용을 담아 포스팅을 했었다.

26일, 무시할 수도 있는 가벼운 일이였지만, 샴비의 몸놀림과 컨디션, 식욕에 변화가 생겼다는 느낌이 들어서, 겸사겸사 병원에 갔는데, 단순 느낌이라는 말에 차변원 원장님도 혹시나~ 하시다가 혈액 검사를 해보자 해서, 원장 선생님 얼굴도 보기 싫어 하는 샴비의 짜증섞인 울음 소리를 들으며 오른쪽 앞발에서 3ml 정도(작품 마감때 주사기를 사용해서 정확한 비율의 혼합액을 만들기 때문에 주사기를 보면 대충 ml 정도 단위를 알수 있다.) 혈액을 뽑아 검사를 했다.
10여분이 지나자 혈액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선생님도 놀라시는 눈치!
샴비의 신장에 이상이 생긴거다.
수치상으론, 신장에 무리가 오는 초기 단계라고 하는데, 이런 저런 대화를 하다 보니, 최근에 바뀐 사료가 샴비에게 맞지 않는 것 같다는 결론이 났다.
다른 한가지론, 최근 난지 작업실 입주 때문에 혼자서 집에 있는 시간이 갑자기 늘어간 것 때문에 스트레스 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혈액 검사 결과에 나온 신장이상 증상은 보통 장기간이 아닌 단기간의 변화때문에 생긴 거라고 한다.
원하는 사료를 구할 수 없어서, 선택했던 오가닉스와 아보덤 두가지 사료를 일단 끊기로 했다.
약처방과 주사, 그리고, 신장 보호를 위한 사료를 처방 받고 일요일 다시 혈액 검사를 해보기로 했다.
만약 일요일 검사에서 수치가 내려 간다면, 사료 때문인게 확실 하니, 샴비에게 맞는 사료를 다시 찾아 주시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어제 집으로 돌아온 샴비는 무척이나 지쳐 보였다.
잊혀지지 않는 내 잘못 이 포스팅에 남겼던 2년전 그때, 높아지 체온을 내리기 위해 60ml 가 넘는 주사기, 약에 알콜에, 또 다른 주사 몇 번을 맞고선 12시간을 차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차병원 원장님을 기억속에 꽁꽁 매어 두었던듯 싶다.
간단한 건강 검진을 받으러 갈때도 원장님 모습만 보여도 기겁을 하는 샴비가, 또 다시 주사와 약먹힘을 당했으니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 나기라도 하는듯 집에 돌아 와선 한없이 지친 모습을 보였다.

문제는, 신장에 이상이 생기면 식욕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샴비가 어제 아침 부터 밥을 먹지 않고 있다.
밥그릇에 밥이 얼마가 쌓이든 원샷을 하는 녀석인데, 처방 받아온 사료를 생으로 담아주고, 캔에 섞어 주고, 물에 말아 주고 했는데도 먹질 않는다.
계속해서 잠만 자고 있는 모습이 안쓰러워서, 밤 사이 작업하는 내 옆에 눕혀놓고 있었다.
오늘 점심까지도 밥그릇 근처도 가지 않고 있는 샴비가, 시간이 지날 수록 지쳐 가는 듯 해서, 주사기로 억지로 물을 먹이고, 물에 죽을 쓴 사료도 억지로 먹였다.

잠이든 샴비를 책사위에 재워놓고, 남대문으로 몇 가지 부족한 색상 콩테를 사러 나갔다.
5일 전만 해도, 홍대의 한가람에서 개당 1300원에 구입했던 conte a paris 모델이 남대문 알파 에서는 700원이나 비싼 2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너무 비싸다 싶어, 일단 한가지 코드 다섯개를 구입하고, 다시 홍대로 이동했다.
한가람에선 1500원, 사실 1500원이 정상이다. 5일전 이곳에서 구입할때도 계산을 하던 여직원이 가격을 잘못 알고 있는것 같아서 말을 했지만, 별 반응이 없어서,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다 싶어 원래 구입하려고 했던 수량 보다 더 많이 구입을 했었다.
한가람에 있는 수량도 얼마 되지 않아서, 다시 호미화방으로 이동했다.
호미화방에선 145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한가람과 호미화방은 가격이 오르지 않았는데, 남대문에 알파에서만 500원이나 비싸게 판매되는건 이해가 되질 않는다. 몇 년동안 서울의 대형 화방들을 돌며 콩테를 구입하면서, 계산원들의 껌씹는 서비스도 불만이고, 콩테 수입처는 두곳 밖에 되지 않아 모두 같은 공급처를 갖고 있는데, 가격에 차이를 둔다는건 좀 이해가 되질 않는다. 마치, "콩테를 우리에게선 사지 말아 주세요~" 하는것 같다.

콩테는 conte a paris 모델의 84개 색상과 Faver 사 6종을 사용한다.
사용하는 비율로 구입을 결정하는데, 이번에 Faver 사 6종은 화방을 통하지 않고, 수입처와 직접적인 거래를 했다. conte 사 84종은 생각 같아선 모든 색상을 수백개씩 구입해 놓고는 싶지만, 그러자면 수천에서 억~ 하는 단위 까지 나가다 보니, 그건 불가능하고 ..., 사용 빈도가 높은 색상을 우선적으로 대량 구입하고, 나머지 색상은 10개 정도로 유지 시키고 있다.
오늘 작업을 하면서 떨어진 코드는 한가지 였지만, 나간김에 몇 가지 코드를 다시 채워 놓았다.
크기가 작다 보니, 주머니에 다 들어갈 정도로만 구입해도 수십만원이다.
언제 한번 중국으로 가서 가격을 좀 알아 봐야 겠다.

집에 들어오자, 책상위에 누워있던 샴비가 고개를 빳빳이 들고 쳐다본다.
벌떡 일어나 뛰어 달려오는 모습이 나가기 전에 비해선 기운을 많이 차린듯 싶다.
역시 밥을 억지로 먹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혼자 알아서 먹지 않으면 억지로라도 먹여야 겠다.
참~ 우연이었지만, 이번에 혈액 검사까지 해서 샴비의 신장이상을 알아낸건 다행이다는 생각이 든다.
차병원 원장님도 그정도 수치는 흔히 생겼다 자연스럽게 정상이 되기도 하는데, 나빠지기 시작했을땐 더 많이 악화 되고 나서 병원에 찾아 오게 된다는 말씀을 하셨다.

이경 선생님의 포스팅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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