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을 함께 해왔다는 사랑니 때문에 지난 주말 부터 고생을 했단다.
친구에겐 이 사랑니가 특별한 의미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5년전 충치 때문에 고생 할때도 뽑지 않고, 6시간 동안 입을 벌리고 있어야 하는 고통을 느끼면서 충치 치료를 했다고 한다.
5년이 지나면서 충치는 다시 생겼고, 칫솔질이 되지 않는 깊은 곳에서 무럭무럭 충치를 키워오던 사랑니는 절반 가량이 깨져 버린 상태였다. 지난 토요일 부터 진통이 있었는데도 진통제를 먹지도 않고 버텨 오던 친구가 일요일 오후 만나서 한다는 말이...,

"사랑니 때문에 생기는 진통이 진행되는 과정을 기록해 놓는건 어떻까?"
는 것이다.
대꾸하지는 않았지만, 사랑니 통증을 경험했던 나로선 썩~~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을 뿐이었다.

사랑니가 자리잡고 있는 잇몸에서 부터 시작된 통증이 턱신경타고 볼살과 눈빛 근육, 그리고 두통으로 발전한뒤 다시 아래로 내려가서 목과 어깨근육까지 통증이 번진 어제 오후 결국 치과를 찾아가 사랑니를 뽑았다고 한다.

(오후)
이 친구와 대화를 나누던중, 내 그림을 보는 사람들이 무섭다는 표현을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됐는데, 친구의 말은 간단했다.
이런 대화를 할때면 사회나 대중을 무기력한 존재로 비판하는게 보통인데, 오늘은 한쪽 입안에 물고 있는 거즈뭉치와 진통제 영향인지 조용조용 간단 명료하게 말하는 모습이 나름~ 새로웠다.

이 포스팅의 제목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 인데, 지금 잠들기전에 잠간 기록을 남겨 놓는게 좋을 듯 싶어서 간단히 적는다.
서울 시립미술관에 들어가 있는 다섯점의 작업물은 유치원생들 부터 해서, 초,중,고등학교, 그리고 대학생들까지 학교에서 내준 레포트를 위한 관람자료로 이용하는 모습들 속에는 그 곳에 있어야 하는 불쾌한 형상들을 대부분은 불쾌한 것 이상으론 받아 들이지 않는 듯 하다.
나는 이 반응들이 어느 정도 까지가 진실한 표현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반응 하나,하나에 대한 진실성을 생각 하기 이전에 이미 준비되어 있는 반응을 관람자 입장에서 즐겨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나 자신도 무대로 올라야 하는 것이지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우린 모두 무대에 올라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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