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은 길다란 책상 두개를 놔둬서 책상 위에서 작은 작업을 하는 작업대로 사용하고 있다.
요 몇일 동안은 인형을 만드느라 책상에 올려 놓았던 샴비 집을 내려놓고, 인형들 머리와 팔, 다리, 몸뚱이들로 가득하다. 샴비는 자기가 자던 자리를 빼앗기고 집을 방바닦으로 이사를 한것에 불만을 품었는지 우울한 눈빛으로 칭얼 거린다. 샴비가 칭얼 거릴때 마다 생각나는게 있는데,...
"중성화 수술을 하면 식욕도 줄고, 얌전해 진다." 고 했던 네티즌들의 말씀.
녀석들도 살아있는 생명이고, 뇌가 있으니 감성적이건 지성적이건 독립적인 개성이 있는게 당연한 것이다.
어려서 시골에서 생활을 하면서 토끼에서 부터 소까지 키워 봤던 친구에 말을 따르자면, "모든 동물이 다 성격이 있고 한마리,한마리 다 틀리다" 하고 입방아를 찧는다.
지금 블로그를 돌아보니, 이시간 마다 글을 쓰고 앉아 있게 된다. 아마도 인형을 만들다 커피라도 한잔 마시기 위해서 쉬어야 하기도 하고, 이런 조용한 어둠속에선 무엇 보다 잡생각이 많아 지기 때문일 것이다.
글쓰는 사람들 대다수가 어둠의 자식이라 할수 있을 만큼 시꺼먼 창밖에 익숙하니 나도 그 흐름에 살~짝 기대어 보는 것도, 글쓰는 이들과 음악하는 이들이 누리는 고요의 로망을 훔쳐보기 위해선 나쁘지 않은 패턴이라 생각 된다.
속이 더부룩 해서 잠간 모니터를 바라 보다가 메일함을 확인 했는데, 또 엉뚱한 메일들이 와 있었다.
이 엉뚱한 메일들중엔 단골 메일도 몇개 있는데, 한성대학교 학술정보관에서 심은지 양에게 보내는 메일이 그중 하나다. 심은지 양에게 대출 받은 책 반납 예정을 알리는 메일인데, 메일 회신으로 주소가 잘못되었음을 봄부터 몇번 알렸음에도 꾸준히 내게 메일을 보내주고 있다. 덕분에 심은지양에 대출 책들을 보며 이 학생의 학과 라든가 요즘 쓰고 있을 레포트에 대해서 어림잡는 경지까지 도달해 있다.
또 한명의 단골은 삼성생명에서 송우진님께 보내는 자동이체 결과 내역서 인데, 이 메일도 몇 번을 회신해서 잘못오고 있다고 알렸지만, 꾸준히 내게 보내주고 있다.
뭐 이런걸 블로그에 쓰고 싶어서 적은건 아니고, 오늘은 특별히 개성있는 메일이 몇개 추가 되어 있었다.
어느 학생이 모 교수님에게 보내는 중요할 법한 레포트가 내게 도착했고, 어느 교수님이 다른 교수님에게 보내는 메일과 자료도 내게 도착해 있었다. 그리고, 회사에서 보내는 자료 메일도 있었는데, 스팸인건가 아닌가를 의심하면서도 열어 보고 자료도 열어 보면 스팸은 아닌데, 이런걸 잘못 보내는게 이해가 되질 않는다.
내 메일 주소가 비슷한 이름으로 여럿 사용되고 있을 그런 주소도 아닌데 말이다.
더 놀라운건, 오늘온 메일중 교육인적자원부에 신청한 공인 인증 서비스 신청서가 도착해 있었는데, 내가 신청한 것은 아니였다. 그 메일에는 발급용 비밀번호와 이름, 주민번호, 전화, 주소 등이 나와 있었는데 또다른 메일 하나... 공인인증서 발급 안내 메일이 함께 와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공인 인증서는 나도 은행을 이용하느라 사용하고 있는 건데, 이런걸 신청하면서 자기 메일 주소를 엉뚱하게 적는다는게 이해가 되질 않았다.
이 메일의 유효성을 한번 알아 보기 위해서 도착한 개인 정보와 발급 비밀번호, 그리고 인증서 발급 안내 링크로 인증서 발급 과정을 시도 했더니, 실재로 발급이 되었다.
메일 발송 기관에는 발송 메일주소가 잘못 되었다고 알리고, 발급한 인증서는 삭제 했다.
자신의 전화 번호 하나 공개되는 것도 민감한 세상인데, 왜 내 메일 주소를 사용하는건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흔한 닉네임도 아닌데 말이다.
혹시라도 한성대 심은지양이 이 글을 읽는다면 어서 메일 주소 수정을 했으면 싶고, 대출 자료 연체하는 일은 좀 삼가 했으면 싶다. 연체 하면 메일이 하루에 한통씩 온다. 빨리 반납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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