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몇 개월 사이 가장 한가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다.
작업실에선 여유롭게 청소를 하고, 집에선 반찬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낮시간 분주하게 발을 놓이는 사람들 틈에 끼어 느리게 느리게 샴비와 산책을 하고, 못다 읽은 책을 읽고, 수영을 다니고...,

밤마다 산책을 하자 칭얼 거리는 샴비를 달래며 야간 산책을 하기도 한다.

매번 전시중엔 전화 연락이 늘어 나는데,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과 가족들이야 봐야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만날 수 있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걸어오는 전화는 불편하기만 하다.

평면 회화나 사진, 조각 등을 그냥 통털어 예술 이라 말하면,
예술에 익숙한 사람들중에서도 예술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예술 속에서 무어라도 찾으려는 의지가 강한 사람들 일수록,
대화를 하다 보면, 이미 그사람은 미술사를 표방하는, 백과사전적 사고 방식에 가까운 경향을 보이는 경우를 여러번 접했다.
책을 읽는 것은 지식과 감성을 복사해 그것에 자신을 맞추는 것이 아니다.
예전 사람들은 읽은 책을 한장씩 도려내 씹어 먹었다는데, 말 그대로 남의 이야기를 소화해 내기 위한 것이겠지.!

몬난 집단 보다, 개인이 편하고, 개인이 자유롭다.
나역시 개인으로는 자유롭고, 사람들과 같은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여유를 찾고, 마음을 다지는 안식을 누린다.
내 스스로는 굳이 지금의 자유로움을 버리고 집단속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
나도 아직 잘 모르는, 예술 이라는 단어의 정의내림은, 어쩌면 내 삶을 살아가는 것에 불과한 내겐 어울리지 않는 단어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예술의 정의 내림속에 집단화 라는 내림굿이 수반되는 사고 방식 속에선 말이다.

작업자들의 작업 노트를 보다 보면 자신을 표현하는 텍스트로 "나의 예술은~" , "나의 작업은~" 하는 글들을, 보게 된다.
물론, 아카데믹한 메뉴얼 과정에서 그렇게 배워왔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어떤 의미론 아직까지도 사회로~ 현실로~ 나오지 못했다는 것으로 설명될 수도 있다.

이번 주 까지는 몸에 살을 좀 붙일 생각이다. 손발에 생긴 멍들과 기스도 안정되면, 올해 안으로 마치고 싶은 작업을 들어가려 한다.

PS- 오랜만에 텍스트 포스팅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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