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게 하기 - 정신을 훈련시켜 일상적인 길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 습관의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는 세계, 습관의 막들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세계, 그래서 모든 것이 새로운 의미를
가지는 그런 세계, 메아리와 반향과 음악이 넘치는 세계로 정신을
초대하는 것, 그것이 바로 예술작품의 작용이다.
공격을 당한 고슴도치가 온몸의 가시를 세우듯, 낯설음을 마주하면
정신의 모든 능력은 가시를 곤두세우며, 쇼크를 받으면 진창되고
깨어난다.
정신의 종들이 일제히 울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예술은 놀이, 즉 정신의 놀이다.
다시말해 인간의 주된 놀이인 것이다.
여기 순간적으로 헝겊뭉치를 쳐다보는 아이가 있다.
어떤 생각이 이 아이의 머릿속을 스친다.
아이에게 헝겊뭉치는 이제 인디언이다.
아이는 이 헝겊인형을 인디언이라고 믿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진짜 인디언들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헝겊인형을 두려워하기로 결심한다.
실제로 아이는 헝겊인형이 무섭다.
물론 그렇다고 아이가 이것이 단순한 헝겊뭉치라는 것을 모를리 없다.
어차피 애초에 인형을 인디언이라고 결정하는 것 자체가 다분히 장난끼의 발동이다.
아이는 헝겊인형을 인디언이라고 믿기로 결심하면서
실제로 그렇게 믿게 될 것임을 알고 있다.
아이는 바로 이런 식으로 정신이 작동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아이를 매혹시키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정신적 과정의 실험과 검증이다.
아이는 마치 아이가 작은 발을 움직이면서 논느 것처럼 이렇게 자신의 정신을
움직이면서 논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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