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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작업이 까다로운 겨울이다.

내 작업의 절반은 마감에 비중을 두고 있다. 마감이 실패하면 작품은 수납장에 쌓아 놓거나 다이마루를 화판에서 분리해 말아 놓거나 한다.
예전에는 옥상에 올려져 있는 둘레가 큰 화분에 돌돌 말아놓은 그림들을 태워버리기도 했는데, 태워 버리고 나면 시원해 졌어야 할 마음이 바람에 날라가지 않고 쌓이는 젯더미 처럼 마음을 어둠게 만들어서 이젠 그렇게 하지도 못한다. 오히려 쌓아 놓는게 샴비 수염을 모을 때와 같은 기분이 든다.

몇 개 작업이 오늘 한꺼번에 마감을 들어갔다.
이중엔 공개되는 그림도 있고, 더 오래 쌓아놓고 싶은 그림도 있다.
햇볕 시간을 넘기고 그늘 아래서 뿌려지는 마감액은 겨울서리처럼 콘테위에 내려 앉는다. 예정대로면 몇분사이 다이마루의 2중 속살 까지 흡수되었어야 했지만, 추위 때문에 그 속도가 더뎌 졌다.
예상했던 거라 마감액 밀도를 낮추고, 입자를 더 작게 만들었다. 겨울엔 알콜로 몸에 열을 낸다고 했던가! , 그렇다고 내 몸에 열을 내자고 알콜을 마시는건 아무 소용없다. 그림에도 마찮가지다. 그림에 알콜을 먹인다고 열이 날리도 없지만, 마감액에 섞여 있는 알콜량 조절이 겨울엔 참 까다롭다. 온도계라도 하나 장만해서 마감 일기도를 작성해 볼까?

이렇게 늦어지는 속도 때문에 오늘 3번 들어갔어야 할 마감이 두번밖에 들어가지 못했다.
내일 여섯번까지 들어가게 되면 26일 까지는 마감이 끝날수 있을텐데, 내일 마감이 되는걸 봐야 알수 있을 것 같다.

오늘, 처음 프린터 출력 프로파일을 적용해서 출력을 했다.
그동안 촬영 이미지에 문제가 있어서 항상 색값 수정으로 출력을 했었는데, 가시범위에서 맞춰진 색상은 뭔가 알수 없는 찜찜함이 있었다. 프로파일을 적용한 색감은 색값 수정에 비해 풍부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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