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9년 이라는 긴 시간을 걸어 혜선언니와 한울오빠는 저 앞에 서 있다.
결혼식에서 눈물을 흘렸던건 혜선언니의 친언니, 평소에도 눈물이 많다는 말을 혜선언니에게 들었지만 식장 밖에까지 나와서 웃으며 우는 친언니의 모습에서 내 마음은 편안해 졌다.
한국화전공 혜선언니와 불교미술전공 한울오빠의 결혼이라 오늘은 학교 사람들 수십명이 모였다.
서로가 오랜만에 만나다 보니 안에서도 밖에서도 이야기,이야기, 이야기를 했다.
혜선언니와 한울오빠의 긴~ 만남 만큼 오늘 모인 사람들 모두가 9년 이라는 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사람들이다. 나이들고 늙고 하면서 변해가는 사람들 각자가 담아갈 이야기들이 오늘 날씨 만큼 너무 춥지도, 너무 덥지도 않은 그런 것들 이었으면 좋겠다.
내가 담아갈 이야기들은 그게 나만의 것이라면 그건 나혼자 조용히 담아갈 수 있는 그런 것들 ...
아니면 약간씩만 ...

음악 플래이어를 충전하기 위해 모니터 앞에 앉아 있는 지금, 자판을 두두리던 중 손과 몸이 따로 노는 느낌을 받고 있다. 지금 내 시점은 1미터 떨어진 모이터 앞이 아니라 수십미터를 뒤로 떨어져 망원경으로 보고 있는 느낌이다. 눈꺼풀을 내리지 않아도 눈이 마르지 않을것 같다.
이 느낌이 나쁘지 않아서 키보드를 치는 중에도 느낌을 가만히 놔두고 있는데, 눈으로 보이는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고, 머리에 피들은 흐름없이 뭉쳐 있다. 잠들지 않는 가수면 상태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