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똥냄새가 고추밭을 가득 채우고 있었는데, 주인이 없는 축사는 좁은 고시원 같이 돼지 몸에 딱 맞는 크기였다.
칸칸이 나눠져 있는 방에 어미돼지 한마리와 새끼 돼지들이 있었는데, 내가 들어가자 어미돼지가 알수 없는 소리를 내며 새끼돼지들을 깨우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명랑해 보여서, 한참을 축사에서 사진을 찍었다.
냄새가 밖에선 그렇게 강하지 않았는데, 코와 눈이 따가와서 오래 있을 수는 없었다.
같이 갔던 엄마와 엄마친구분은 축사에서 돼지 구경을 하는 내 모습을 보곤, 가족들에게 뭐라 하셨는지...
이날 이후 난 또 이상한 아이가 되었다.
고향 사람들은 내가 뭘 하기만 하면, "저봐!~ 제가 또 이상한 일을 하잖아~" 한다.
돼지 똥냄새에 여운은 어마어마했지만, 똥냄새 보다 더 큰게 사람들이 생각하는 내 행동이다.
엄마 신발을 빌려 신고 갔길 다행이지, 똥을 밟게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그건 엄마가 알아서 하겠지...
조금더 끔찍한 사진이 있는데, 그건 이 사진과 함께 올리기 좀 ..그래서,,, 내일 한번 올려 봐야 겠다.

'A Da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 전업작가 입니다.  (8) 2006.10.12
또다른 돼지들  (0) 2006.10.04
짧은 하루, 긴 생각  (0) 2006.10.03
올리브유와 오랜지쥬스  (0) 2006.09.29
이글루스 나빠요  (0) 2006.09.2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