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maru

Conte 작업에 있어서, 내가 가장 걱정하며 실험을 했던 부분은 바로 마감에 대한 실험 이었다.
미술 재료로 사용되는 마감재 부터 해서, 공업용 마감재, 코팅재까지 화방과 을지로에서 사용해 볼만한 재료들은 모두 사용해 봤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기존엔 광목천을 기본으로 해서, 광목천의 최대 한계 올 수라는 30수 광목천까지 (이것도 동대문 일대에서 구할 수 있는 얼마 되지 않는 품종이었다.) 기본 광목천에 대한 마감이 생각 보다 쉽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천 종류를 바꿔 보자는 생각에 을지로와 동대문 일대를 돌아다니며 천을 구입했다.
1년 정도를 천에 관심을 두고, 작업을 하던중, 찾게된 daimaru 천은 기존에 내 나름대로 구축해 놓은 마감 비율을 테스트 하기에 적합한 천이었다.
이 천을 테스트 해보기 위해, 구입을 할때 다른 천들에 비해 고가 인데다가, 공장에서 롤단위로 밖에 구입을 할 수 없었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실험용 천으로 50미터 한롤을 구입했다.
이 천에 대한 마감을 테스트 하면서, 천의 신축성 때문에 참 독특한 마감비율을 보이는 것을 확인 하게 됐다.

가끔 내 콘테 작업에 대한 마감방법을 궁금해 하며 질문 하는 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때 마다 그냥 바니시를 사용한다고 말을 건낸다.
하지만, 이게 모두는 아니고, 조금더 구체적으로 말하기엔 그 방법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에 진실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천에 대한 질문 또한 그렇다. 이 천을 찾기 위해 들인 돈이나 시간을 생각하면, 알려주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지만, 기본적인 미술 재료의 틀안에서 학습하다 또 다른 자신의 재료에 갈증을 느끼는 사람을 만나, 내가 그 갈증에 자극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이 천에 대해 입다물고 있을 이유는 없다.

다이마루 천은 이중천에 조합된 천이다. 어찌 말하면 다이마루 라는 말도 내가 사용하는 말 일뿐, 천 시장에서 다이마루는 아주 흔한 천으로, 어떤 조합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콘테 사용에 적합할지 아닌지 결정된다.

다이마루 조합을 지금은 두가지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다.
한가지 방법은 단종된 천이 사용되어야 해서, 그 천을 어떻게든 확보할 수 있는데로, 최대한 확보해 볼 생각이다. 천 시장에서도 많이 사용되지 않는 천이고, 미술계쪽에서 사용되는 재료도 아니다 보니, 적절한 재고 확보가 중요한 재료라 할 수 있겠다.

daimaru 천에 대한 이야기는 블로그에서 여러번 해 왔는데, 뜻하지 않은 새로운 이야기를 들어서 생각하고 있던 내용을 적어 봤다.
내가 거래 하고 있는 화방 아저씨 께서 성신여대를 졸업하고 근처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어떤 분이 액자를 위해 화방에 있던 내 작업과 천을 보고, 관심있어 하면서 재료 구입처를 알기를 원한다는 분이 있었다.
오래 전 부터 내가 갈망하던 일중에 하나는, 같은 재료, 비슷한 생각의 울타리 안에 있는 작업하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재료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구할 수 있는 루트를 찾는 사람을 알게 된건 (만나본건 아니지만,...) 이번이 처음인데, 화방 아저씨를 통해 천을 구매하는 방법을 알려주기 보다는 오히려 내게 직접적인 연락을 한다면, 조금더 좋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구입루트는 알려주지 않을 생각이다.
전에도 어떤 분이 천에 대한 궁금증으로 블로그에 질문을 남겨서, 간단히 설명을 해드린 적이 있긴 하지만,
작업이 작가 자신의 작업이듯이, 작업을 위한 과정도 스스로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학교에서 배운 메뉴얼 방식이나, 선배 작가들로 부터 전해 들은 현장 경험이 들어간 메뉴얼 같은 것 보다 더 값지고 의미 있는 것이 될거라 생각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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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벽 갑작 스런 선배 연락으로 선배 작업실에서 맥주를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했다.
찾아간 작업실엔 동국대 선배인 황승호 작가님도 와 계셨는데, 갑자기 작업실로 불려진 것도
황승호 선배와 술을 마시다 내 이야기가 나와서 한번 보고 싶다는 말때문 이었다고 한다.
학교 선배들중 작업을 하는 선배들은 많지만, 내가 만날 수 있는 분들은 많질 않아서 내 작업에 대해
다른 시선으로 이야기 해 줄수 있는 사람은 병일오빠와 미진언니 뿐이었는데,
황승호 선배에게서 내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니, 새롭기도 하고 꼬집어 주는 부분들은 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는듯 하다.
새벽 5시까지 마신 술과 이야기들은 어제 하루 새롭게 생겼던 생각들을 어느 정도 정리를 해 줬다.
작업은 둘째 치고라도, 내 자신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이고 지금 내 생각이 어느 길에 서 있는지에 대한 주관적 통계치 같은 거라 할수 있겠다.

집으로 돌아 오면서, 부산에 다녀올까 하는 생각을 했다.
지금 반디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에 들어간 내 그림 두점이 습기 때문에 천이 울었다는 말이 너무 신경쓰여서 직접 가서 수정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전시 시작전에 미리 생각지 못했던게 실수였고, 서울에 있으면서 늦게 받은 연락에 바로 내려가 보지 않았던게 또 실수였다.
뭐라뭐라 해도, 내 아이들이 밖에서 고생하는 모습은 그냥 두고 볼수만은 없다.
다이마루, 이 천이 액자를 하지 않은 화판 상태에선 습기에 얼마나 민감한지 ...
기회가 된다면, 앞으론 모두 액자를 하던지 해야 겠다.
일단, 그 비용은 부담이 되니... 화판 제작에 더 신경을 써볼 생각이다. 이건, 화방 아저씨와 의논해 볼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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