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기운이 있어서 어젯밤에는 새벽 한시즈음 잠이 들었다.
아침이 왔음을 알리는 샴비에 울음소리에 눈을 떠 보니 역시나 6시 정각이다.
시계를 볼수 있는 건지, 6시만 되면 내 머리옆에 누워 얼굴을 햝아 주다가 무시하고 일어나지 않으면
귀나 입술을 살짝 깨문다.
지난 여름을 생각하면 샴비에 "나가자" 칭얼 때문에 적잖이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겨울에는 좀 잠잠한가 했더니, 날이 풀리자 또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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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비가 원하는건 나가자는 것인데, 이제 6키로에 육박하는 녀석을 안고 다니면 팔이 후들 거리고,
도보산책을 시켜 주려면 산책후 목욕을 시켜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어제 부터는 옥상에서 혼자 놀게
했더니 그것 만으로도 살짝 만족하는것 같은데, 아침 잠을 깨우는 샴비가 얄밉다. 내 입술까지 깨물며
나가자고 칭얼 거리는 걸 보면 자기가 원하는 걸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치밀함도 있다.
현관 문에 자석을 붙혀 놓은 것이 있는데, 낮에는 그 자석을 떨어 뜨리는 것으로 나가자는 해코지를 한다.

시골이나 서울 변두리 외진곳에 살고 있다면 문을 열어 놓고 외출 고양이로 키워 볼 생각도 있는데,
이곳 도심에선 혼자 외출을 내보내기엔 혹시라도 덤벙 거리며 뛰어 다니다 차에 치이기라도 할까봐서
내 시선을 벗어난 곳으론 내보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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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 부터 한 시간 정도 이렇게 놀아 줬다.
아침을 알려주는 살아 있는 자명종 샴비 덕에 매일 아침 쵸이스 인스턴트 커피 한잔과 나무막대기
하나로 옥상에서 아침을 맞이 한다.
몇일전 고경원님의 블로그 에서 보게된 루씰 이라는 분의 고양이들 사진은 마음을 찐하게 해주며 샴비도 그런 공간에서 산책을 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얼마전 병환으로 부음 소식을 전하며 지금 루씰님의 블로그는 텅빈 소파 사진으로 END 라는
텍스트를 달고 블로거의 빈 자리를 대신 하고 있는데, 그 뒤로 남은 고양이 사진들과 함께 더이상
포스팅 되지 않는 블로그에 마지막으로 남은 쇼파의 모습이 마음을 찡~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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