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시간 자유에 가까운 작가로 살아 가면서 코로나로 인한 지난 1년 8개월여 생활은 매일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는 직장생활자들에 비해서는 특별하거나 유난떨만한 변화나 불편은 없었다. 운 좋게도 주변 친척들이나 친구, 사랑하는 이들도 모두 건강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아빠가 치매검사 이벤트가 있었긴 했지만, 병원 좋아하는 아빠의 선행 검사에 가까웠고.

내게 있어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었을까? 생각중에 매일 밤 쓰고 있는, 바로 앞에 펼쳐놓은 일기장에 생각이 멈췄다.
가장 큰 변화는 노트에 일기를 쓰게 됐다는 점이다. 
내가 무얼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휴대폰 사진과 일정을 확인해 가면서 조각이 어긋나지 않도록 조립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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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엔 늘~, 울리는 자명종을 꾹~ 눌러 버리고, 10분만 더 자야지~ 하는 애절함이 아닌
30분만 더 자고 밥먹지 말고 나가야지~!
하는 눈물겨울 하루가 시작된다.

그러다가도 늦게 일어 나는 날엔, 서둘러야 하기 때문에 괴롭고 우울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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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딱 두페이지에 그려진다.
집에서의 아침과 일하면서 스스로 쌓아놓은 부담감들...
처음 플래시로 그림을 그릴때 그림 한컷에 하루가 넘는 시간을 들이며 파고 들었다.
선배 언니는 파지 말라며, 퀄리티가 높으면 소스로 쓰질 못한다고 했다.
퀄리티가 놓은 것만이 더 좋은 것은 아니다.
요즘도 일하면서 느껴야 하는 가장 큰 부담감은 파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파지말자~파지말자~ 대충하자..
시계를 보면서 "20분 만큼만 그리자~"

이런게 쉬운게 아니다.
한 아저씨는 의자위에 누워서 자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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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보이는 대부분이 사람들이고, 그것을 바라보는 나도 그 사람들중 하나다.
내가 포함된 공간은 이미 나만에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난, 이 공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자유를 꿈꾸는 것은 어디 까지나 꿈에서만 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구속되어 있는 EGO 는 나로 인한 구속이 아닐 수도 있다.

보이는 것을 모두 비판해야 하고,
들리는 것을 모두 거부해야 하는...
세상엔 자유가 없을 지도 모른다.
모든 자유는 있을 수 없는 꿈이기에 유지되고 있을 뿐인지도...

저기 누워 있는 아저씨는 자유롭지 못했다.
사람들에 시선을 끄는 동안 아저씨는 이미 자유를 잃었다.
이 속에서 행할 수 있는 그 어떤 난폭한 행동도, 자유의지에 의해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건,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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