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을 따뜻하게 덮여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함민복 「긍정적인 밥」 1996

 

 

많은 수의 작가들이 생계를 위한 고정 수익과는 거리가 먼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혹자는 작가들의 활동에 남는 것이라곤, 스스로의 자긍심과 고집뿐이라 말하기도 한다.

하고 싶어 시작했던 것은,
잘하는 것이라고는 이것 밖에 없는 시간이 오게 되고,
할 수 밖에 없는, 해야만 하는 시간도 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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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정리를 하면서 16년 넘게 쌓여 있던 드로잉북들을 정리 했다.
박스에 넣어 놓았던 A2 사이즈 드로잉북들 500여권을 주섬주섬 들고 날라 건물 앞에 내놓았더니 진짜 눈깜작할 틈도 없이 증발해 버렸다.

크로키성 드로잉들은 대다수 버리고, A4 정도로 오려서 그렸던 드로잉들은 그당시 기억들이 담겨 있는 낙서들도 있어 따로 모아 놓았는데, 16,12년전 똑딱이로 찍어 사용하던 드로잉들은 다시 스캔해 놓으려 한다.
이 낙서들 속에는 내 시간과 여러 타인의 시간들이 담겨 있어, 감성적으로는 주 작업들 보다 더 풍부한 시간들을 간직하고 있다.

정리중에 나와 꼭 닮은 장난스런 드로잉이 한장 보여 스캔을 했다.

블로그에도 한번쯤 올렸을 법한데, 지난 글을 들춰봤지만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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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지락 거리기중 하나로,
프린터로 여러 잡다한 것들을 해왔는데, 이번에는 박스를 만들었다.

디자인을 하고, 박스로 만들 종이를 인터넷으로 알아 보니 박스지로 쓰는 1.5mm 골판지를 팔고 있길래 셈플로 전지사이즈 20장을 샀는데, 맨 윗 사진처럼 약간 밝은 색 골판지 였다. 사이즈 큰 용지를 인터넷으로 사다보니 택배도 아닌 화물로 오느라 운송료가 더 비싼....,

색상은 전면을 원하는 컬러톤으로 출력을 해버리면 되긴 했지만, 용지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아 을지로에 나가 종이업체들을 둘러보다가 마음에 드는 용지를 발견..,
두께도 적당하고 용지 강도도 적당, 그리고 합지처리 되지 않은 중성지.

8.3*8 두께로 36cm , 42cm 그리고 조금 얇은1.5cm 두께로 A4 세종류 박스를 만들었다.

아트프린트 개념 프린팅을 직접 만들어볼 생각이다.
대량은 아니고, 파인아트지를 사용한 아트프린트와 1:1로 만드는 박스 패키징.

사실 수원에서 작은 작품들 위주로 오픈한 전시에, 이 프린팅가 박스 패키지도 판매로 내보냈다.
프린팅은 그동안 포트폴리오나 선물로 이용해 왔었고, 아트프린팅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번 이야기돼 왔는데, 몇 년전 갤러리 쪽에서 담당해 아트프린팅으로 진행했던 결과물이 품질이나 컬러 매칭도 이해하지 못하고 업체에 맞겨 막출력을 하는 식이라,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길거리 광고 찌라시들 보다 못한 것을 수십만원에 팔려 한다는 것이...,
갤러리들 쪽에서의 상황은 지금도 마찮가지다. 뻥튀기 출력에~ 작품 원본과 컬러 매칭도 되지 않고~, 사용 미디어들 품질도 좋지 않아서 5년이상 품질유지도 힘들고.
그런것들을 가격은 또 작품 원본에 가깝게 팔고 있어서, 프린팅을 사놓고 프린팅 자체를 작품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다.

아트프린팅은 내 작품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에게 전달해 줄 수 있는 홍보와 선물 성격이 강하다.
이걸 만들어 판매한다 하더라도 만드는데 들어가는 시간은 빼더라도, 재료 원가에서 운송료까지 하면 5,000원 정도 남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출력과 컷팅, 박스 패키지에 드는 시간이 2시간 정도 걸리는..., 시간당 2,500뭔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그것도 판매 됐을때나...,

이러니 이런걸 작가들이 직접 만들기 어려운 것이겠지!
대량 생산하자면 가격은 더 낮춰지지만 품질이 떨어지고~, 대량 생산에 품질은 더 올리면 가격은 배로 비싸지고~
인쇄매체가 아닌, 사용 파인아트 출력 업체들은 패키지에 까지 자동화 되지 못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셈플로 만든건 수원 전시장에 셈프롤 모두 나가서, 시간날때 열개정도 만들어 블로그에서 판매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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