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 새벽 3시
사실 자정 이전 부터 배가 고팠다. 허벅지 부터 어깨까지 철근 콘크리트를 심어 놓은 것같은 몸살 기운이 있어서, 일찍 누워잘까~ 생각을 하다가, 이시간이 됐다.
이틀 전 마감을 시작한 save yourself 50호 한점을 위해 4일을 연속해서, 잠을 잘 수 없었다.
잠을 자면, 이 느낌이 사라질걸 알기 때문에, ... 선이 그어진 이상 마지막 선까진 끝을 지어야 마음에 드는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개를 몇번 떨군다. 샴비는 재워 달라고 무릎에 자리를 잡으려고 한다.

복잡한 생각들 속으로 한없이 파고드는 자기 구속이 무언지 충분히 알고 있다. 토해내고 싶은 불안 때문에 방바닦에 등을 대고 눈을 감아 버리는 행동이 어떤 서늘함 인지, 알고 있다.
지금, 골목길 주택 현관 앞에 의자를 하나 내어 놓고, 아침 부터 저녁까지 의자에 달라 붙어 지나는 사람들을 바라만 보고 있는, 그런 것을 하지 못할 나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복잡하고 싫은 토함을 느껴도 내곁에 늘~ 찰떡찰떡 달라붙어주는 샴비가 있어 안심이다.
그래서, 난 샴비가 내 곁을 떠나게 될 날을 상상하기도 한다.

만약 내곁에 샴비가 아닌 멍이가 있었다면, 멍이와 내가 지금과 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지, 내 머릿속에 자리 잡은 샴비의 감성들 만큼 멍이도 같을지는 잘 모르겠다.

잠에 취했다. 30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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