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메일을 받았다.
반디가 마지막 전시를 연다는 소식 이었는데, 

대안공간 반디 공간 이전 문제로 고민중이라는 소식은 전해 들었지만, 결과가 있을 거라는 희망적인 소식들도 함께 들려서 어디로 이사가게 될지 좋은 소식이 들려 올 거라 믿고 있었다.
그런데, 문을 닫는다는 안녕~ 안녕~ 전시란다.

대안공간 반디는 부산에 있으면서도 전국 공모를 통해 수많은 작가들이 필요로 하는 전시 공간과 가능성들을 제시해 주었기에, 작업좀 한다 싶으면 반디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나 역시 부산 활동의 초석이 됐던 곳이라, 지금 까지도 부산 하면 생각 나는 곳은 첫번째가 반디다.
하지만, 반디를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
내가 미술계에서의 작업 활동을 해왔던 시간 동안,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작업을 그만둬야 했던 동료 작가들이 있었고, 비영리를 추구하며 생겨났던 대안공간들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은 곳이 대부분이다.
오죽 하면 지금은 대안공간이 있는가? 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작업실과 전시장을 넘치던 홍대 등등의 지역들엔 카페와 술집들이 넘쳐 흐른다.
몰려지는 작업실과 갤러리들 뒤로는 카페와 술집 담벼락을 채워가는 그라피티와 낙서만이 유흥의 상업적 거리속에 미술의 흔적을 이야기 하지만, 일회용 휴지처럼 너부러지는 존재감은 예술을 칠하고 술을 칠하고, 구토하고를 반복할 뿐이다.

머무를 곳을 잃어 버리고 있다.
그리고, 찾아갈 수 있는 곳을 잃어 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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